1
그런 날이면 언제나
이상하기도 하지, 나는
어느새 처음 보는 푸른 저녁을 걷고
있는 것이다, 검고 마른 나무들
아래로 제각기 다른 얼굴들을 한
사람들은 무엇엔가 열중하며
걸어오고 있는 것이다, 혹은 좁은 낭하를 지나
이상하기도 하지, 가벼운 구름들같이
서로를 통과해가는
나는 그것을 예감이라 부른다, 모든 움직임은 홀
연히 정지
하고, 거리는 일순간 정적에 휩싸이는 것이다
보이지 않는 거대한 숨구멍 속으로 빨려 들어가듯
그런 때를 조심해야 한다, 진공 속에서 진자는
곧, 아무 일 없었다는 듯이
검은 외투를 입은 그 사람들은 다시 저 아래로
태연히 걸어가고 있는 것이다, 조금씩 흔들리는
것은 무방하지 않은가
나는 그것을 본다
모랫더미 위에 몇몇 사내가 앉아 있다, 한 사내가
조심스럽게 얼굴을 쓰다듬어본다
공기는 푸른 유리병, 그러나
어둠이 내리면 곧 투명해질 것이다, 대기는
그 속에 둥글고 빈 통로를 얼마나 무수히 감추고
있는가!
누군가 천천히 속삭인다, 여보게
우리의 생활이란 얼마나 보잘것없는 것인가
세상은 얼마나 많은 법칙들을 숨기고 있는가
나는 그를 향해 고개를 돌린다, 그러나 느낌은 구
체적으로
언제나 늦게 온다, 아무리 빠른 예감이라도
이미 늦은 것이다 이미
그곳에는 아무도 없다
2
가장 짧은 침묵 속에서 사람들은
얼마나 많은 결정들을 한꺼번에 내리는 것일까
나는 까닭 없이 고개를 갸우뚱해본다
둥글게 무릎을 기운 차가운 나무들, 혹은
곧 유리창을 쏟아버릴 것 같은 검은 건물들 사이
를 지나
낮은 소리들을 주고받으며
사람들은 걸어오는 것이다
몇몇은 딱딱해 보이는 모자를 썼다
이상하기도 하지, 가벼운 구름들같이
서로를 통과해가는
나는 그것을 습관이라 부른다, 또다시 모든 움직
임은 홀연히 정지
하고, 거리는 일순간 정적에 휩싸이는 것이다, 그
러나
안심하라, 감각이여! 아무 일 없었다는 듯이
검은 외투를 입은 그 사람들은 다시 저 아래로
태연히 걸어가고 있는 것이다
어느 투명한 저녁
아무 일 없었다는 듯이
모든 신비로부터 자신을 보호하기 위하여
기형도, 「어느 푸른 저녁」,『입 속의 검은 잎』, 문학과지성사, 1989년.
1. 터널: 고도원의 아침편지인가에서 어쩌다 보게 된 시이다. 이것이 전문인지도 모르겠지만 인터넷상에서는 전문을 찾을 수 없다. 요즘 내 일상과 관련하여 온 몸의 피가 역류하는 느낌이다.
터널을 들어서는 순간 나는 압류된다
내 속에 나를 결박하는 말이 있다
웅크리고 있는 늪이 있다
흐르지 못한 피가 터널을 파고 있다
반달 모양의 출구가 사이렌을 울리며 달려온다
라이트를 끄시오!
당신을 끄시오!
김영미, 「터널」,『두부』, 시와사상사, 2011년 9월
2. 나의 바깥: 위의 시와 다른 분위기의 시. 삶의 수많은 편린들의 종착은 결국 사람을 만나는 것에 있다. 더할 수 없는 기대와 여지없이 자행되고마는 이기적 실망, '내 편이 있다는 것'과 '네 편이 되어줄 것'이라는 것에 대해 잠시 생각해 봤다. 누군가의 편이 되어준다는 것은 즉 "가 닿을 수 있는 나의 안'이 되어가는 과정일지 모르겠다. 다시 말해 "내 편이 먼저냐, 네 편이 먼저냐는 쟁론 가운데 '네 편 학파'의 테제라 해도 무방.
사는 일이
사람을 만나거나 이 길 저 길 걷는 길이지만
내가 만난 사람 내가 걸은 길은 빙산의 일각
나머지 빙산은
내가 만나지 않은 사람들 속에 있고
걷지 못할 길 위에 있고 북극에 있고 남극에 있어
나는 모른다
문득 발 앞을 막아서는
노란 민들레꽃
또한 가 닿을 수 없는 나의 바깥
김영미, 「나의 바깥」,『두부』, 시와사상사, 2011년 9월
최승자, 『즐거운 일기』, 문학과 지성사(1999)
-------------------------
어찌할 수 없는 소문
심보선, 슬픔이 없는 십오 초, pp.68-69, (서울: 문학과 지성사, 2008)
나는 나에 대한 소문이다 죽음이 삶의 귀에 대고
속삭이는 불길한 낱말이다 나는 전전긍긍 살아간다
나의 태도는 칠흑같이 어둡다
오지 않을 것 같은데 매번 오고야 마는 것이 미래
다 미래는 원숭이처럼 아무 데서나 불쑥 나타나 악수
를 권한다 불쾌하기 그지없다 다만 피하고 싶다
오래전 나의 마음을 비켜간 것들 어디 한데 모여
동그랗고 환한 국가를 이루었을 것만 같다 거기서는
산책과 햇볕과 노래와 달빛이 좋은 금실로 맺어져 있
을 것이다 모두들 기린에게서 선사받은 우아한 그림
자를 지니고 있을 것이다 쉽고 투명한 말로만 대화할
것이다 엄살이 유일한 비극적 상황일 것이다
살짝만 눌러도 뻥튀기처럼 파삭 부서질 생의 연약
한 하늘 아래 내가 낳아 먹여주고 키워준 것은 아무
것도 없다 정말 아무것도 없다 이 불쌍한 사물들은
어찌하다 이름을 얻게 됐는가
그렇다면, 어찌해야 한단 말인가. 이 살아 있음을.
내 귀 언저리에 맴돌며, 웅웅거리며, 끊이지 않는 이
소문을, 도대체, 어찌해야 한단 말인가
청춘
심보선, 슬픔이 없는 십오 초, p.107. (서울: 문학과 지성사, 2008)
거울 속 제 얼굴에 위악의 침을 뱉고서 크게 웃었
을 때 자랑처럼 산발을 하고 그녀를 앞질러 뛰어갔을
때 분노에 북받쳐 아버지 멱살을 잡았다가 공포에 떨
며 바로 놓았을 때 강 건너 모르는 사람들 뚫어지게
노려보며 숱한 결심들을 남발했을 때 한 귀로 듣고
한 귀로 흘리는 것을 즐겨 제발 욕해달라고 친구에게
빌었을 때 가장 자신 있는 정신의 일부를 떼어내어
완벽한 몸을 빚으려 했을 때 매일 밤 치욕을 우유처
럼 벌컥벌컥 들이켜고 잠들면 꿈의 키가 쑥쑥 자랐을
때 그림자가 여러 갈래로 갈라지는 가로등과 가로등
사이에서 그 그림자들 거느리고 일생을 보낼 수 있을
것 같았을 때 사랑한다는 것과 완전히 무너진다는 것
이 같은 말이었을 때 솔직히 말하자면 아프지 않고
멀쩡한 생을 남몰래 흠모했을 때 그러니까 말하자면
그때 꽃피는 푸르른 봄이라는 일생에 단 한 번뿐이라
는 청춘이라는
결론적으로 썩 괜찮은 수작이란 것이다. 여러가지 소소한 재미와 생각을 안겨 준 영화지만 그중 가장 인상적이었던 것은 동철의 명확한 자기인식. (깡패와 일반인과의 만남과 사랑이 잘못되었다는 것이 아니다.) 배운 거 없고, 자신의 업종에서도 제대로 대접받지 못하는 동철이지만, 그는 자신의 가야할 길을 확실히 알고 있었다.
영화는 몇 가지 측면에서 생각의 물꼬를 터 주고, 잔재미를 주었다. 박중훈의 농익은 연기력과 정말로 사랑할 수 밖에 없을 것 같은 정유미의 조합도 매우 좋았다. 추천하기 위해 글을 남기고, 영화와 직접적으로 관련된 다른 얘기들은 오래하지 않는 것이 좋다. 이 영화가 데뷔작인 감독에게도 박수를 보낸다.
올해 들어 혼자 지내는 시간이 부쩍 늘어 장르를 가리지 않고 꽤 많은 영화를 섭렵했는데 그 가운데 중화권 영화 두 편을 오늘 소개하고자 한다. 우선 첫 번째는 대만의 멜로드라마 '청설'(Hear me; 聽說)이다.
이 영화는 수화(手話)를 매개로 한 영화다. '말할 수 없는 비밀'이나 혹은 '스파이더 릴리' 등에서 대만 멜로드라마의 아기자기하며 세심한 터치를 느꼈던 사람들은 볼 만한 수작이다.
" 쩡펀펀(鄭芬芬) 감독, 펑위옌(彭于晏), 천의한(陳意涵, 진의함), 천옌시(진연희) 주연의 영화로 청펀펀은 여성감독으로 대만에서 인간관계에서의 거리감과 따뜻함을 연구하기 위해 일상과 감정을 환상적인 스타일로 만드는 감독이라 알려져 있다. 또한 대만에서 가장 시적인 여성 감독이라 한다." (출처: 네이버 영화소개)
이 영화에선 ost도 꽤나 좋았는데 그 가운데 대만밴드 피커스(痞克四; Picks)의 독심술(讀心術)이란 곡을 들어보자.
그리고 다음의 수작. 유덕화 주연의 '문도(門徒)'이다. 1990년대 중반 마약소탕사건의 실화를 소재로 한 영화이다. 유덕화의 연기력은 두 말할 필요도 없거니와 '무간도' 이후 신느와르 장르에 목말랐던 홍콩영화 팬들에게는 썩 괜찮은 시간을 제공해 줄 것이다. 두 영화의 스포일러는 모두 생략하고자 한다. 필요한(?) 지인들은 말씀해주셔요.
1. 공중화장실 편
2. 소개팅 편
3. 방귀트기 편
4. 공중목욕탕 편
5. 인터넷 사용 편
6. 쇼핑 편
7. 라면조리법 편
8. 동성친구모임 편
9. 헬스클럽 편
10. 증명사진 찍기 편
1. 외장하드 - 시게이트 프리에이전트-고 320GB
사진 찍고 올리고 하는 것에 별 취미가 없는 관계로 빌려오는 것으로 대신한다. 이 제품에 대한 상세한 리뷰는 구매에 간접적인 도움을 주신 분의 포스트를 링크하는 것으로 대신한다. 다 게으른 탓이다. 아마 난 97,500원 정도에 샀나. 실컷 넣고도 아직 많은 파일들을 기다리고 있다. 부지런히 다운 받아야 할 터. 향후 3-4년간 음악, 영화, 논문수집을 감안한 용량이다.
2. 휴대용 미니스피커 - 초박력 사운드
사진출처: 아래와 같음.
구입처: http://www.funshop.co.kr/vs/detail.aspx?itemno=5264
이른바 '어른들을 위한 장난감가게'라는 곳으로 여기 가면 재미있는 물건들이 많아 지름신이 종종 도지곤 하는데, 이번에도...헉. 오늘 도착해서 테스트 했는데 사운드 꽤나 좋다. 29,000원에 구입! 배송료는 별도였음.
그냥 심심풀이 삼아 올린 포스팅임!!
별도공지: 다음 주에 여름맞이 BEST나옵니다. 기대하시길~
이거 보고 뒤집어지는 줄 알았다. 우리나라 정서에 맞춰 의역했다는 블로거의 센스가 대단하다. 니가 고생이 많다.ㅎㅎ
지금부터는 소녀시대의 댄스교실 동영상을 내가 좋아하는 멤버 위주로 올린다. 좋구나~ 꽃남을 좋아하던 여성들 나 이제 다 이해한다. 특히나 불꽃팍팍 러브시카를 보면 쓰러진다.
1. 원기회복 활력태연 - 기운 없고 힘 빠진 누군가를 응원할 때
2. 불꽃팍팍 러브시카 - 사랑을 하려는 누군가를 응원할 때
3. 청춘예찬 패기서현 - 젊음의 패기를 응원할 때
4. 칠전팔기 도전윤아 - 도전을 앞둔 누군가를 응원할 때
5. 심기일전 희망유리 - 좌절하는 누군가에게 희망을 심어줄 때
6. 위기탈출 재치파니 - 위기의 순간을 재치있게 재치있게 탈출해야 할 때
점심 먹고 대전에 가서 6시간 강의하고 얼마 전에 집에 들어왔다. 납득이 제대로 되지 않는 일이 발생해서 기분이 썩 좋지 않지만 이미 벌어진 일이라 스스로의 마음을 다독이고 있는 중이다. 신경쓰지 않았는데 우연히 블로그 통계를 보니 웃음이 난다. 작년 봄에 이전 준비를 하여 몇 개의 포스트를 올리고, 7월 3일부터 본격적으로 음악과 이전 네이버에 있던 포스트들을 옮겨 왔는데 그로부터 따지면 채 8개월 10일(약 253일) 정도가 되었다. 이전에 몇 개 올린 게 있으니 기간을 통산 9개월로 잡아보고 통계를 뽑아보자.
포스트 수: 377개
댓글: 358개(아마 절반은 내가 달았을테니 실질 댓글 179개)
트랙백: 10개
방명록: 75개
3월 13일 1시 6분 현재 총 방문자: 396,782명
일평균 방문자: 1,568명
월평균: 49,597명
2009년 6월 말 예상방문자: 약 500,000명
2010년 6월 말 예상방문자: 약 1,000,000명
연평균: 50만명 -.-; 초대박투어 블로그
적은 댓글과 방명록 수에 비해 방문자를 준거로 삼는다면 난 전국 탑 블로거? 헐~ 음원 올리는 힘이 강하긴 강한가 보다. 시대가 변화하고 시스템이 바뀌었으니 설마 잡혀가진 않겠지?
봄을 상징하는 3월을 맞이한데다 좋아하는 뮤지션 중 한 사람인 '손지연'씨의 카페에서 '라라라'이후 중지되었던 공연을 소규모로 청담동의 카페에서 연다는 소식을 접하고 이를 계기로 제 블로그에 놀러오시는 분들과 벙개모임을 한 번 해볼까 해서 짧게 글을 올립니다. 팬카페 회원들의 독촉과 한 카페회원의 장소제공으로 이루어지는 만큼 정규공연 형태보다는 자유로운 분위기 속에서의 공연이 될 것 같습니다. 대략 35~40명이 들어가면 꽉 차는 공간인 듯 싶구요. 아래 약도와 공연관련 내용은 제가 팬카페에서 옮겨온 것이구요. 주위에 같이 갈만한 사람도 없어 온라인으로 추진해 보고자 합니다. 저도 새 학기가 시작되어 이번 주가 아니면 점차 힘들어질 듯 싶기도 하네요.
1인 이상 동조하는 사람이 있다면 추진하고자 합니다. 일단 댓글로 받고 추후 연락은 유선으로 하도록 하겠습니다. 저녁 9시 반부터인만큼 미리 만나 저녁을 먹어도 좋구요. 토요일에 약속이 많은만큼 느즈막히 만나 공연에 가서 노래와 함께 술을 즐겨도 좋습니다. 011-9105-9733 구성철
토요일 오후까지 응하는 사람이 없을 경우, 이 벙개는 자동폭파됩니다.
어디서:청담동 Smoothjazz Cafe
누 가 :싱어송 라이트 손 지연님
기타리스트 김 용수님
게스트 양 병집님
참가비:두만원 (맥주1 or 음료제공1)
찾아오는길 : 7호선 청담역 2번 출구에서 나와 돌담 골목길로 50M지점에 5층건물 1층.
강남구 삼성동 58-6 진성빌딩 1층
****둘리쥔장과 협의하여 다음과같이 확정되었기에 공지 하여드립니다..****
1. 공연장소를 제공한 분의 장소안내 사진 링크입니다.
http://cafe.daum.net/runningson/EYVE/1025
2. 공연을 하기로 한 카페의 위치입니다.
모처럼 착한 뉴스를 접하게 되어 올린다. 아래 뉴스에서는 윤리적 소비를 이끄는 생협 및 여러 공정무역 관련 사이트를 집결하여 안내하고 있다. 덕분에 나도 좋은 사이트들을 알게 되어 이용할 수 있을 것 같다. 평소 생협과 공정무역 등에 관심이 있는 분들에게는 좋은 정보가 될 것이라 생각된다.
관련뉴스의 링크 1 과 링크 2 이다. 혼자 사는 처지인지라 많은 부분을 이용할 수 있을 것 같지 않지만 여튼 좋다. 그래도 제대로 활용하려면 가족단위가 좋을 듯 싶은데 나같은 경우는 혼자 사는 처지인지라...생협과 공정무역은 혼자 사는 사람을 차별하지 말라. 공정여행이라도 가야 하나; 참. 마침 경향에서도 '사회적 기업'과 관련된 생태시리즈 1편, 2편까지 연재되고 있는 중이다. 관심있는 분들은 꼼꼼이 챙겨 보시는 것도 좋을 듯 싶다.
■ 윤리적 소비 서베이
다양한 유통채널
최근 식품의 안전성과 노동문제, 환경문제 등이 사회 현안으로 떠오르면서 윤리적 소비에 대한 관심이 높아졌다. 기업들도 기획 상품이나 갖가지 이벤트 등으로 이런 움직임에 동참함에 따라 윤리적 소비를 실천하기가 더욱 쉬워졌다.
하지만 좀더 완벽한 윤리적 소비를 꿈꾸는 소비자들에게는 아직 갈 길이 멀다. 이런 소비자들은 어디로 가야 할까?
윤리적 소비라는 개념조차 낯설었을 1980년대부터 이런 움직임을 이끈 조직이 있다. 바로 소비자생활협동조합 (이하 생협)이다.



30년만에 170여 조합, 30만 회원 규모 성장
2004년 말 기준으로 전국 생협 조직은 지역생협 104개를 포함해 약 170개로 추산된다. 조합원 수는 약 19만가구로 대학생협과 의료생협 등을 포함하면 전체 조합원은 약 30만명으로 추정된다. 최근에는 식품 안전 문제가 불거지면서 생협 조합원 수가 크게 늘어나고 있다. 아이쿱생협의 경우, 지난해 상반기에만 회원 수가 200% 이상 늘었다. 생협 관계자들은 안심하고 먹을 수 있는 식품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면서 생협이 제2의 부흥기를 맞이하고 있다고 말한다.
이런 외부 환경들이 생협을 성장시키는 데 큰 몫을 했지만, 생협 스스로 이러한 사회 변화에 대응할 수 있도록 내부적인 역량을 다져온 것도 성장의 밑거름이 됐다. 오랜 세월 소리나지 않게 사회 전반에 걸쳐 윤리적인 소비 문화를 확산시키기 위해 다양한 활동을 벌여온 것이 주효했다.
생협이 처음부터 순조로웠던 건 아니다. 초창기 생협들은 취급 품목 수가 적었고, 값도 비쌌으며, 수급도 불안정했다. 이러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생협이 선택한 방법은 물류사업의 연합화다. 1990년대 중반 이후 이루어진 생협 자체 물류센터를 거점으로 집배송의 규모화를 꾀하는 사업이 적극적으로 추진되었다. 이 과정에서 생협수도권사업연합회, 한국생협연대, 한살림사업연합회 등의 연합조직들이 생겨났다. 그 결과 물동량이 확대되고, 효율적인 물류 시스템이 갖춰지면서 경영상의 어려움을 상당 부분 해결할 수 있었다.
생협은 소비자들의 자발적인 공동체다. 따라서 생협이 활성화하려면 무엇보다 조합원들의 활동이 활발해야 한다.
한살림
매장 중에는 뒤편에 별도의 모임 공간을 두고 있는 곳이 많다. 강원도 원주한살림의 박준영 사무국장은 "이 공간에서는 조합원들이 중심이 되는 다양한 모임과 교육이 진행된다"며 "친환경이나 지역 농산물(로컬푸드)에 대한 교육을 통해 소비자로서 책임의식을 키우게 된다"고 말했다.
아이쿱생협
역시 마을 모임을 적극 추천한다. 마을 모임 속에서 조합원들은 상품을 사면서 발생한 민원을 나누는 것 이외에도 올바른 소비생활을 위한 다양한 정보를 나누고 토론을 진행한다. 물이나 전기를 아껴 쓰는 방법부터 식품 문제에 대한 생각들까지 윤리적 소비와 관련된 모든 문제가 마을 모임에서 토론거리로 등장한다. 마을 모임이 윤리적 소비를 실천하기 위한 장으로 활용되는 것이다. 또 대부분의 생협들은 조합원들이 정기적으로 생산자를 방문할 수 있는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다. 소비자들이 생산자에게 가까이 다가감으로써 생산자를 이해하고 서로 믿음을 쌓아가는 과정으로 삼는 것이다.
생협 제품들의 가격은 친환경적이고 안전한 제품을 생산하는 데 드는 비용을 고려하여 정해진다. 가격이 시장에서 결정되는 것이 아니라, 생산과정에서 결정되는 것이다. 원주한살림의 박 사무국장은 "가격 경쟁이 일어나면 현실적으로 조합원들이 원하는 제품을 생산할 수 있는 토대가 사라진다"며 "이런 가격 결정 방식은 장기적으로 모두에게 이익을 가져다준다"고 말했다.
생협에선 또 특별한 경우가 아니면 같은 상품을 만드는 생산자 여러 명과 거래를 하지 않는다. 특정 생산자가 필요한 만큼의 제품을 납품할 수 있다고 판단되면, 지금 당장은 어떤 이유로 그 수량을 납품하지 못하고 있다 하더라도 기다려 준다. 이 기다림이 당장은 힘들지라도 장기적으로 경쟁력 있는 생산자를 키우는 길이라고 믿기 때문이다. 조합원들이 아무리 윤리적인 소비를 하고 싶다 해도, 제대로 된 제품을 생산하는 곳이 없다면 어려워진다. 생협은 소비자 공동체이기 때문에 생산자에 대한 충분한 배려로 장기적인 미래를 준비하는 셈이다.
소비자가 주인인 '친환경·안전식품' 공동체
생협 조직들은 노동조합들과 손을 잡고 윤리적 소비의 흐름을 이끌고 있기도 하다. 아이쿱생협은 한국은행 노동조합, 전국철도노동조합 등과 윤리적 소비 실천 협약을 체결하고 직장생협을 만들어 운영하고 있다. 생협과 함께 윤리적 소비 실천 협약을 맺은 노동조합들은 업무 현장이나 각종 행사에서 우리밀 빵이나 공정무역 커피 등의 제품을 사용하게 된다.
아이쿱생협은 요즘 판매중인 제품의 가격에 대해 고민하고 있다. 품질을 유지하자면 최소 가격을 보장해 주어야 하고, 회원들 역시 생협 물품의 가격이 시중가보다 100~200원 비싸도 제품의 가치를 인정해 선뜻 사고 있지만, 아무래도 시중보다 높은 가격이 윤리적 소비를 확산시키는 데 걸림돌이 되는 것은 부인할 수 없기 때문이다. 아이쿱생협의 정원각 사무국장은 "윤리적 소비를 통해 좀더 나은 품질의 제품을 소득 수준에 상관없이 살 수 있는 환경이 필요하다"며 "유통 구조의 효율성을 높이고 생산기술 개발을 통해 가격을 낮추는 것"을 윤리적 소비 확산을 위한 생협의 당면 과제로 꼽았다.
김지예 한겨레경제연구소 연구원 minnings@hani.co.kr
지역 경제 주도하는 유럽의 생협들
일본선 시민참여 활발
국내에서 소비자생활협동조합은 분명히 성장중이지만, 전체 유통시장 속에서 대형 할인마트와 비교해 보면 아직 걸음마 단계이다. 그렇다면 다른 나라의 상황은 어떨까? 외국에는 우리와 달리 생협이 지역 경제를 이끌고 있는 곳들이 많다.
그중에서도 유럽 지역은 생협이 발달한 지역으로 유명하다. 스위스의 경우, 생협인 미그로와 코프가 전체 유통시장의 70%를 차지하고 있으며, 그중에서도 미그로는 스위스 최대 고용 규모를 자랑하고 있을 만큼 경제 기여도가 높다. 이탈리아의 생협도 규모 면에서 뒤지지 않는다. 이탈리아 제2의 도시인 볼로냐는 생협의 도시라 일러도 손색이 없는데, 시민의 절반이 조합원이고 볼로냐시에만 400개가 넘는 조합이 있다.
이탈리아 생협의 특징은 지역에 밀착하여 운영된다는 점이다. 주로 유통을 담당하는 대형 생협들이 지역에서 생산을 담당하는 중소생협을 지원하는 방식으로 운영된다. 많은 볼로냐 시민들이 장을 볼 때 생협이 운영하는 마트를 이용하는데, 생협 마트에서 파는 상품의 70%는 지역에서 생산되는 것이다. 따라서 조합원들이 지출한 돈은 자연스럽게 지역에 재투자된다.
이탈리아의 생협이 다른 유럽의 생협과 다른 점은 좀더 강력한 조합원 조직이 있다는 점이다. 조합원 조직의 운영은 선거로 선출한 조합원위원회가 담당하는데, 이 위원회는 교육, 레크리에이션, 지역 내 문화 볼런티어(자원봉사) 활동 등을 하며, 생협의 기초 조직으로 이사 선출의 바탕이 된다.
가까운 일본도 생협이 발달한 나라 중 하나이다. 코프 도쿄, 코프 고베, 코프 가나가와 등 지역생협이 활발하게 운영되고 있는데, 활발한 시민 참여가 일본 생협의 특징이다. 이에 따라 전체 조합원 수는 2002년에 벌써 2200만명을 넘어서 세계 최대 규모를 자랑하고 있다.
일본 생협이 흥미로운 점은 경제 공동체로 시작했지만, 지역 문제에도 적극적으로 대응한다는 점이다. 규슈 지역에서는 그린코프를 중심으로 시작된 골프장 반대 운동이 이루어졌다.
또 세이카쓰(생활) 클럽은 조합원을 후보로 세워 지방자치단체의 선거에도 참여하는 등 좀더 직접적인 방식으로 문제 해결에 나서고 있다. 나아가 조합원들로 구성된 가나가와 네트를 조직하여 2004년에 가나가와현의 17개 시·촌에서 34인의 여성 의원을 배출할 정도로 지역사회 문제에 적극적으로 대응하고 있다.
김지예 한겨레경제연구소 연구원
'공정 무역' '사회적기업' 제품도 있어요
생협을 이용하는 것 말고도 윤리적 소비를 위한 다양한 방법들이 등장하고 있다. 특히 공정무역은 우리 사회의 중요한 소비 흐름으로 떠오르면서 윤리적 소비의 한 축을 이루고 있다.
국내에서는 2003년 '아름다운 가게'가 공정무역 커피인 '히말라야의 선물'을 팔면서부터 공정무역이 시작되었다. 그 뒤 많은 기관들이 공정무역에 관심을 가졌고 이에 대한 소비자들의 관심이 늘어나면서 공정무역 제품을 살 수 있는 기회가 많아졌다.
현재에는 와이엠시에이(YMCA)가 공정무역 커피를 파는 '카페 티모르'와 커피와 머그잔을 파는 '피스 커피'를 운영하고 있으며, 아름다운 가게의 공정무역 커피를 마실 수 있는 커피숍은 지난해 말 100여 곳으로 늘었다. 두레생협과 아이쿱생협에서도 온라인과 오프라인 매장에서 식료품 위주의 공정무역 제품을 팔고 있으며, 한국공정무역연합 '울림'의 온라인과 오프라인 매장에서는 초콜릿·커피·축구공 등을 살 수 있다.
가장 다양하게 공정무역 제품을 파는 곳은 페어트레이드코리아다. 페어트레이드코리아는 온라인 쇼핑몰에서 의류·장식품·식품 등 120여종의 제품을 팔고 있으며, 지난해 6월부터는 서울 인사동에 오프라인 매장인 '그루'를 열어 운영하고 있다.
사회적기업의 제품을 사는 것도 윤리적 소비의 또다른 방법이다. 일반적으로 사회적기업의 제품은 제품별로 판매처가 제각각이라 사기 어려웠으나, 최근 문을 연 온라인 쇼핑몰 '이로운몰'에 들어가면 사회적기업은 물론 육성 지원을 받고 있는 영세한 소기업의 상품을 살 수 있다.
윤리적 소비의 바람은 이제 눈에 보이는 제품뿐 아니라 서비스 상품에도 불고 있다. '공정무역 로드 탐사' 등을 떠나는 학생들을 중심으로 공정여행, 책임여행, 가치여행 등이 이뤄지고 있으며, 여행 수입을 지역 주민에게 돌려주는 착한 여행들이 시도되고 있다. 간병인이나 가사 도우미, 체험학습 프로그램을 이용할 때 직원을 정규직으로 고용하여 정직하게 운영하는 사회적기업을 먼저 찾는 것도 윤리적 소비 중 하나다. 김지예 한겨레경제연구소 연구원
세상을 보는 정직한 눈 < 한겨레 > [ 한겨레신문 구독 | 한겨레21 구독 ]
ⓒ 한겨레신문사,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 한겨레는 한국온라인신문협회(www.kona.or.kr)의 디지털뉴스이용규칙에 따른 저작권을 행사합니다. >
제목: 나도 한때 시인 - 이 돌잡이를 가졌는가.
물대포를 내맡기며
맘놓고 갈 만한 사람
이 어청수를 그대는 가졌는가
온 세상 다 나를 버려
마음이 외로울 때에도
'저 맘이야'하고 믿어지는
이 소망교회와 조중동을 그대는 가졌는가
용산참사 터지는 순간
철거민 잘못이다 하며
공권력 집행 정당하다 은폐해 줄
이 검찰을 그대는 가졌는가
환율급등하는 그 순간에는
'다 죽어도 지금 주식사면
1년 내에 부자된다'일러 줄
이 사람을 그대는 가졌는가
잊지 못할 이 세상을 떠나려 할 때
'너 하나 있으니'하며
빙긋이 웃고 삽을 건네줄
이 대운하를 그대는 가졌는가
온 세상의 찬성보다도
'아니'하고 가만히 머리 흔들 그 뉴라이트 생각에
좌빨의 유혹을 물리치게 되는
이 2MB용량의 명텐도를 그대는 가졌는가
여름 출장 베이징 동팡신톈띠백화점 지하 스타벅스에서...
25살에 만났던 23살의 아이가 벌써 31살이 되었다.
이름은 '청위팅' 우리 말로 정옥정이다.
중국 호북성 무한이 고향.
중국관영 CCTV 과학채널 '과학의 빛' 아나운서.
실물이 사진보다 나은 것 같은데 DSRL로 찍어도 별로네.
난 땀에 절어있어 보기 흉해 삭제.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