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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0/03'에 해당되는 글 4건
2010/03/21 01:56
1,我看了你的文章,感觉还有很大差距。在复旦读博士,需要撰写20万字的论文,这个任务是很难完成的。
2,鉴于你的求学心切,我同意向学院推荐录取,学院会讨论一下,请你等正式通知。
3,如果录取,你一定要在今后几年努力学习,进一步提高写作能力。

祝好!

소위 명문대 자부심이 있어 그런지 좀 돌려서 말하는 듯. '讨论‘이란 말도 은근 신경 쓰이고...-.- 그럭저럭 무난하게 한 것 같은데, '感觉还有很大差异'란 문맥에 좀 기분도 상하고 그러함. 내가 예민한 탓인지, 아님 문화적인 차이인지 모르겠군요. 대체적으로는 일단 한 고비는 넘기고, 我只能碰运气了。중국어공부 좀 다시 해야 할 필요성을 절감하는 중. 도움주신 여러분의 후의에 감사드려요. 
하피 | 2010/03/22 15:11 | PERMALINK | EDIT/DEL | REPLY
저언혀 무슨 뜻이진 당최... 복단대 박사 20만자의 논문, 이것이 무엇이란 말인갑쇼?
어쨌든 합격했다는 뜻이죠?
축하축하축하!!!
BlogIcon zzacnoon | 2010/03/24 05:09 | PERMALINK | EDIT/DEL
네. 일단은 그런데... 문제가 생겨서 머리가 지끈지끈 아프군요.
BlogIcon 콩서 | 2010/03/24 01:34 | PERMALINK | EDIT/DEL | REPLY
합격을 추카한다. 준비하니라 고생했다. 근데 이제 작문 공부좀 해야 할듯 하네.. 선생이 못미더워 하는 눈치야.. :)
BlogIcon zzacnoon | 2010/03/24 05:19 | PERMALINK | EDIT/DEL
사실 작문이야 일련의 도움을 받았기에 큰 문제 없었는데, 내용이 기대에 미치지 못했나 봅니다. 그리고 임시 합격통지는 받았는데, 장학금 전선에 문제가 생겨 골치가 아프네요. 지도교수가 권력의 중심에서 한참 떨어져 있어 그런지 저까지 배당이 안되나 봅니다. 지도교수가 그나마 친절하게도 사적으로 편지를 보내줘 빠른 대응을 할 수 있을 것 같네요. 대응이라고 해봐야 별 거 없긴 해도... 언제나 산너머 산이네요. 아무래도 국내에서 마쳐야 할 팔자인가 봅니다. 금요일에 이문동 가면 연락 드릴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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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0/03/20 01:04

1. “잠시 시간이 멈췄으면 좋겠어요. 시간이 잠시 멈췄으면 좋겠어요."


음악을 듣거나 영상 등을 볼 때 '일시정지'라는 편리한 기능이 있다. 우리가 원하는 바로 그 순간 일시정지할 수 있다는 것은 말할 수 없이 매혹적이다. 허나 우리의 삶이나 사랑에는 '일시정지'란 것은 없다. 삶이나 사랑은 붙잡고 싶어도 하염없이 흘러가는 강물처럼 우리의 마음을 위무하지 않는다.  


사용자 삽입 이미지



2. “아저씨 말대로 신분의 사다리를 한 칸이라도 올라가고 싶었어요. 또 언젠간 이런 생각이 들었어요. 제가 그 사다리를 죽기살기로 올라가면 또 다른 누군가가 그 밑에 있겠구나. 결국 못 올라간 사람의 변명이지만...”


지붕뚫고 하이킥의 주인공은 처음부터 끝까지 '신세경'이란 이름으로 포장된 바로 우리 자신들이었음을 상징하는 대사이다. 올라가려고 해도 올라갈 수 없는 현실, 설령 올라간다 해도 느낄 수 밖에 없는 허탈함. 결국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며 끝없이 주저하는 우리네 인생.  일찍이 김PD가 밝혔듯이, '빈부의 격차'를 소재로 한 한 소녀의 성장기가 될 것이라 하였다. 만약 준혁이와 세경이의 해피엔딩으로 끝났다면 시청자들이 공감했을까. 의사를 사랑한 가정부. 아니 가정부를 사랑한 주인집 아들(준혁)과의 연결이었다 하더라도 시트콤은 현실적 막장으로 치닫았을 것이다. 어떤 면에서 지붕킥은 이런 현실적 조건을 모두 거부하고 '사랑'을 정면에서 다룬 무모함을 보여줬다. 만약 내 가족과 주위의 이야기라면 대체로 이들의 사랑을 부정하지 않겠는가.

  


3. “지금도 가끔 그런 부질없는 생각해. 그날 병원에 일이 생겨서 나한테 오지 않았더라면. 오더라도 어디선가 1초라도 지체를 했다면... 하필 세경씨를 만나지 않았더라면... 만났어도 바래다 주지 않았다면...”



언제나 과거의 편린들로 인해 고통받는 나와 너. 그리고 우리. 그렇지 않았더라면 하고 바라보지만, 언제나 그렇지 않은 삶의 '의외성'들. 살아간다는 것은 어쩌면 이와 같은 '의외성'과 발가벗은 채로 대면하게 되는 것인지도 모른다.



4. “그래도 마지막에도 이런 순간이 오네요. 아저씨한테 그동안 마음에 담아놓은 말들. 꼭 한 번 마음껏 하고 싶었는데. 이루어져서 행복해요. 앞으로 어떤 시간들이 기다리고 있을지 모르지만 늘 지금 이 순간처럼 행복했음 좋겠어요.”


세경, 그녀의 소원대로 되었다. 나도 원했던 것이 있다. 그리고 앞으로도 바랄 것이다. 언제나 지금처럼 행복한 순간을... 그것은 누구에게나 올 수 있다는 공통점이 있고, 또 언제나 오지 않을 수 있고, 시점이 다르다는 차이점이 있을 뿐이다. 여기에서 변하지 않는 사실은 그저 앞으로 다가 올 봄처럼 짧다라는 점이다. 


5. 인터넷 포털 Daum의 지붕킥 관련 기사에서 "지붕킥, 결말 어떻게 보셨나요?"라는 Poll이 진행중이다.
http://media.daum.net/entertain/view.html?cateid=1032&newsid=20100319202306535&p=newsen
(0시 24분 현재 3808명 참여, 10.03.19 ~ 진행중)
'색다른 마무리에 공감한다'가 666명으로 17.5%, '허무하고 아쉽다'라는 의견에 79.4%(3,024명)의 시청자가 동의를 표했다. 그리고 '의견보류'에 3.1%(118명)



나는 79.4%의 의견에 동의하지 않지만, 그 마음은 이해한다. 이 투표결과가 의미하는 것은 무엇인가. 우리는 여전히 왜곡된 사회의 모습을 외면하고, 해피엔딩을 바란다. 알면서도 이런 결과를 자초한다는 것에 이해를 표시하면서도 이율배반적인 감정을 느낀다. 개인적인 생각이다. 세경과 준혁의 관계, 지훈과 정음의 관계는 현실의 눈에서 볼 때 '안정적인 관계'에 지나지 않았다. 세경은 자신의 마음을 처음부터 끝까지 인지하고 있었다. 그리고 마지막에 현실에 반하는 '고백'을 하고 만다. 그렇게 고백만으로도 '사랑'은 충분할 때가 있다. 반면, 지훈이 진정 사랑하고 설렜던 사람은 누구일까. 시청자 각자의 판단에 맡겨야 할 문제지만. 난 결국 세경이었음을 얘기하고 싶다. 두 커플 모두 순조롭게 잘 되는 것을 시청자들은 원했을 것이다. 그렇지 않았기에 이와같은 불만을 토로하는 것일테고. 사랑은 현실적으로 엇갈리는 경우가 더 많다는 점을 감안한다면 지붕킥의 엔딩은 공감 못할 것도 없다. 이 시트콤은 '이 시대의 사랑'과 '굴절된 이 사회'에 대한 예리한 시각을 잘 보여주는 사례로 남을 것이다.        



6. 마지막 장면의 BGM, 레이첼 야마가타(Rachael Yamagata)의 'Duet'



마지막 장면에 흘러나온 곡이다. Oh, Lover, hold on. 'till I come back again. (오. 나의 사랑 그대로 있어줘요. 내가 다시 돌아올 때까지.)으로 슬픈 음색과 멜로디로 시작된다. 레인 라몬테인(Ray Lamontagne)이란 가수와 함께 불렀고 그녀의 2집에 이 곡이 담겨져 있다. 하이킥이 '일시정지하'자 음악도 '정지'하였다. 그것은 영원한 정지인지, 그야말로 일시정지인지 아무도 알 수 없다. 다만 느낄 수 있을 뿐이다.    그러고 보면 지붕킥의 BGM 역시 매우 훌륭했음을 인정하지 않을 수 없다. 티비를 통해 버려지는 시간이 참 많은데, 가끔은 버려지지 않는 순간도 있음을 느낀다.



이 글을 그동안 나에게 즐거움과 감수성을 되살려줬던 '지붕뚫고 하이킥'의 많은 제작진과 연기자들, 그리고 함께 공유하였던 또 무엇인가 공유하고 싶은 모든 사람들에게 바친다.  


그래도.. | 2010/03/20 18:09 | PERMALINK | EDIT/DEL | REPLY
꼭죽엿어야됫나..ㅠㅠㅠㅠ
BlogIcon zzacnoon | 2010/03/21 01:59 | PERMALINK | EDIT/DEL
저도 아쉽습니다만, "인생은 멀리서 보면 희극이고, 가까이서 보면 비극"이란 찰리 채플린의 말에 동의합니다.
에트랑제 | 2010/03/21 12:27 | PERMALINK | EDIT/DEL | REPLY
마지막 흘러나온 음악에 이끌려.. 잘 정리되고 공감되는 글 보게되었네요. 감사합니다.
BlogIcon zzacnoon | 2010/03/21 20:04 | PERMALINK | EDIT/DEL
네. 레이첼 야마가타의 음악은 깊은 울림을 주죠. 안 들어보셨다면 'Over and Over'와 같은 곡들도 찾아 들어보세요.:) 종종 놀러오세요~
BlogIcon 박양 | 2010/03/22 19:15 | PERMALINK | EDIT/DEL | REPLY
지붕킥에 대한, 그리고 세경양에 대한 애정이 물씬 느껴지는 글이네요.
한 2주간 지붕킥을 못봐서 마지막회 역시 보지 못했지만, 넷상으로 하도 말이 많아 한 10번쯤 본 것 같은 기분이 들어요. 못 본 회들은 차례차례 보려고 아직 보지 못하고 있는데. 지붕킥에서의 해피엔딩이란 게 뭘까. 저도 생각했었고 그런 환타지를 바란 것도 아니라서 결말이 마음에 안 드는 건 아니지만, 그래도 이것이 진정 세경양의 계급에 대한 현실의 이야기로 읽는다면 참으로 잔인하다 싶은 감독의 직구가 아닌가 싶기도 하네요.
BlogIcon zzacnoon | 2010/03/24 05:09 | PERMALINK | EDIT/DEL
학문의 세계에서도 관점이란 것이 존재하는데, 삶이란 것 역시 그야말로 어느 관점에서 바라보느냐에 따라 무궁한 변화를 일으키는 것 같더군요. 경험적인 이야기에 대체로 그친다는 것이 다소 좀 흠이긴 합니다만...

개인적으로는 이 시트콤을 지나친 계급적 해석으로 바라보는 것에 대한 경계심도 있습니다만, 시트콤은 시트콤다워야 한다라는 것 역시 탐탁치 않습니다. 직구면 직구, 변화구면 변화구대로 받아 들이고 그에 맞는 타법을 개발할 수 밖에요. 그냥 쉰소리입니다.
xala | 2010/03/30 11:50 | PERMALINK | EDIT/DEL | REPLY
해피엔딩이었다면 허무하고 아쉬웠을거 같은데요.헤헤.

일종의 강박같은것이 있었는데 이제는 좀 하루가 여유롭네요.

이곡, 들을수록 좋아요.^-^
BlogIcon zzacnoon | 2010/03/31 20:36 | PERMALINK | EDIT/DEL
그러게 말입니다. 정말 봄을 알리는 봄비가 내리는 날이네요. 이제 확연한 봄날이 펼쳐질텐데 모쪼록 행복하고 즐거운 봄맞이하시길 바랍니다. 전 근래 좀 낙이 없는 편인데 노력중입니다. 서로 익숙하진 않은 사이지만 종종 놀러와서 글 남겨주세요~ 언제나 환영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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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0/03/09 17:48

1. "안토니오 그람시는 비록 강력한 이념(패권)이 몇몇 계급의 사람들을 종속시킬지라도 이에 저항하는 반패권 세력이 항상 존재할 것이라고 주장했는"데, 이와 유사하게 학문적 세계에서도 현실세계와 마찬가지로 주류이론에 도전하는 저항학문의 출현은 피할 수 없는 일인 듯 싶다. 그렇다면 수성(守城)하는 쪽에 설 것인가, 공성(攻城)하는 쪽에 설 것인가. 공격은 곧 저항이고, 저항은 또다른 의미의 공격이다.


2. 대안적 접근법론자들의 주장하는 바와 같이 근래 드는 생각은 가까이 존재한다고 믿었던 '진리'는 사실 존재하지 않으며, 연구자들이란 결국 자신의 마음에 드는 패러다임에 손쉽게 줄을 서는(물론 수없는 이론적 검토 또는 실증을 거친다고 주장하기는 하지만은) 것은 아닐까. 이런 맥락에서 역사사회학 분야의 찰스 틸리가 언급했던 "국가는 전쟁을 만들었지만, 전쟁은 국가를 만들었다."의 논리를 끌어와 주류이론의 패권은 저항에 가담하는 연구자들과의 일전을 피할 수 없게 만든다고 해도 무방하겠다. 그 끝없는 공방전은 어쩌면 "권력이 지식을 만들어 낸다"던 푸코의 말처럼 '권력관계'에 다름없을지 모른다. 과연 이러한 권력관계는 사회를 위한 생산적인 행위라 말할 수 있는가 묻고 싶다.


3. 몇몇의 권위적 연구자 모델(베버, 칸트, 마르크스, 월츠, 커헤인, 웬트, 월러스틴 등등등)의 논문 내 잦은 등판은 어떤 경우 글의 논리적 조직보다는 연구자 자신이 권위에 의존할 뿐만 아니라 가짜(?) 권위를 창출해 가는 것에 관심 있음을 보여주는 또 다른 단면은 아닐까. 보편적 서구의 담론은 차치하더라도, 한국의 담론은 무엇이 있는가. 정작 우리의 방법론도 없는데 서구의 담론을 가져와 논하는 것은 때로는 무의미하고 공허하게 보인다. "가진 것이 없으니 베끼기라도 해야지"모드도 좋다. 그러나 그동안 많이 묵었다 아이가. 커가는 햇병아리들이야 더 묵어도 된다 하더라도, 이제 자신의 이야기를 할 수 있는 위치에 있는 한국의 연구자들은 도대체 무엇을 하는 것인지 헷갈릴 때가 많다. 단순히 안정적인 잡을 위한 소위 '스펙 쌓기'인가, 아니면 그럼에도 부족하니 더 공부해야겠다는 '헝그리정신'인가. 권력을 향한 간접적 의지의 향연이라는 의구심을 지울 수 없다.


4. 무릇 보이는 틈은 쉽게 알아차릴 수 있고, 빈 틈을 메우는 것은 창조적인 작업이라 결코 쉽지 않다는 것에 일정하게 동의한다. 허나 그동안 그만큼 일방적으로 주어진 학문적 수단들을 그대로 가져다 썼으면, 이제는 수단을 제공하려는 노력을 해야 할 때가 한참이나 지나지 않았나 싶다. 우격다짐인 감은 있어도 자존감을 지켜가며 자신들의 이야기를 하려고 애쓰는 중국의 모습이나 이미 자신들의 것을 많이 만들어 낸 일본의 사례는 몇 가지 시사점을 던져준다. 권위있는 외국잡지에 영어로 글 싣는 것이 큰 학문적 성과가 되고, 그것이 내실있는 학문적 권위자인 양 비춰지게 만드는 한국 학계의 모순 등은 십분 이해하지만은 아닌 것 아닌 것이다. 아무도 그 많은 오물들을 치울 생각을 하지 않으며, 대충 같이 살자고 말한다. 자본주의처럼 팽창하는 한국의 가짜학문들을 생각하면 가끔 이 길 가야하나 싶다.     

2009.3.9. zzacnoon.

BlogIcon 콩서 | 2010/03/14 01:58 | PERMALINK | EDIT/DEL | REPLY
요새 고민이 많구나. 자신을 깍아먹는 게 아니라 '생산적인' 고민이 되길 바란다. 사실 고민 많을때 직빵은 입에서 거품나게 몸을 굴리는 거다. 큰 산 함 오르는것도 도움될듯 :)

암튼, 약간의 잡소리를 덧붙인다. 한국 지식분자들의 경박함.. 심히 동의한다. 주류이론을 비판하는 저항이론조차도 그람시나 푸코 정도는 언급해 줘야 할만큼 한국의 사회과학 수준은 초보적이다.(비꼬는 얘기로 들리지만 어쩔수 없는 현실이다)

사실, 이론이란걸 세상에 대한 가치관이라 생각하면 당연히 서구의 이론을 우리가 답습해야 할 이유는 전혀 없다. 그러나 이론이란걸 무엇인가를 설명하려는 '도구'로 본다면 그게 서구의 이론이네 우리의 이론이네 하는 고민 자체가 약간은 웃기다. 우리는 못 박을때 미제망치로 박든 일제망치로 박든 전혀 상관 안한다. 무슨 망치든 못만 잘 박으면 된다. 좀 과장해 얘기하면, 우린 중력의 법칙을 얘기하며 그것이 뉴턴이란 양놈이 만든 서구의 이론이기 때문에 비판하지 않는다. 중력법칙이란건 지구상 모든 인간들에게 똑같이 적용되니까 (자연과학과 사회과학은 결국 정도의 차이라 본다는 전제하에). 사실, 인간들이 아무리 문화가 다르고 생각이 달라도 먹고자고싸는거는 똑같다.

공부의 목적은 무엇인가에 대해 말할려고 하는것이고 그 작동기제를 폭로하려 하는 것이다. 그렇다면 그 수단은 "무엇이든 괜찮다." 당랑권이 아무리 현란해도 그런건 영화용이지 실전용은 아니다. 즉, 과학의 목적은 앙드레김의 현란한 패션이 아니라 추위를 피하기 위한 성능좋은 등산복 제작에 있다. 제국주의에 저항하기 위해 필요한 것은 총알도 피할 수 있다는 의화단의 망상이 아니라 제국주의자들의 총과 대포다.

그럼에도, 우리는 항상 '우리식 이론'을 주장한다. 북조선의 우리식 사회주의, 중국의 중국적 사회주의. 목적과 수단을 혼동하는 게 가장 큰 이유고 또한 학문의 자민족중심주의다. 우리는 전라도, 경상도 지역감정을 욕하지만 민족주의에 대해선 너무나도 관대하다. 지역감정의 뻥튀기가 민족주의일뿐인데. 지식에 있어서조차도 지역을 가르고 싸운다. 우리식 중력법칙에 거품문다. 물론, 순수한 이유도 있겠지만.. 주류이론에 저항하는 이론 그 자체도 또다른 패거리 문화일 뿐이다.

주류 현실주의 이론을 예로 들어보자. 사실, 그건 서구의 이론이 아니다. 이천오백년전 손자병법을 읽어보면 놀라움의 연속이다. 현실주의 그 자체다. 서구의 국제관계이론은 그 인간의 상식을 기껏 세련된 개념으로 딱지붙인 것에 지나지 않는다는 게다. 과연 우리것은 무엇인가? 아니 왜 우리는 우리것을 그토록 강조하는가? 어차피 양놈이든 조선놈이든 먹고자고싸고 지손해 안볼려고 하는거 다 똑같지 않겠나.. 횡설수설 잡소리였다 :)
BlogIcon zzacnoon | 2010/03/15 23:15 | PERMALINK | EDIT/DEL
무작정 큰 산보다는 작은 산이라도 가끔 갔으면 좋겠단 생각만 하고 있습니다. :)

저도 우리식 이론 창출에만 매달리는 것은 아닙니다. 형 말씀처럼 도구로 사용하는 것이라면 그것이 무엇이든 아무런 관계가 없다는 것에도 동의하구요. 다만 좀 더 자유로운 분위기였으면 좋겠습니다. 형식에 지나치게 갇혀 있다거나 혹은 각주에 영문 텍스트 정도는 기본적으로 박아줘야 하는 그런 강박관념에서 좀 더 자유로웠으면 좋겠단 생각을 하는 겁니다.

가끔은 현실주의나 자유주의 등의 지배적 이론이 한국에서 목청을 드높일 수 있는 까닭은 그 이론 자체의 논리적 정합성보다는 도구인 '언어'가 목적이 되어 버린 탓이 아닐까란 생각이 듭니다. 그래서 너도나도 미국, 아니면 중국이라도 가야 한다라는 결론이 쉽게 도출되어 버리는 현실이 좀 많이 아쉽습니다.

수천 만 혹은 억 단위의 자본을 들여 영어로 논문 쓰기 위해, 중국어로 논문 쓰기 위해(물론 외국에서 공부하는 것이 테크니컬한 측면을 배울 수 있다는 장점도 있습니다만..) 무작정 '해외로 가자'는 씁쓸합니다. 그런 것에 혹할 수 밖에 없는 저라는 존재도 또 여기에서 마냥 즐겁게 공부할 수 없는 환경도...

물론 환경이나 세태만 탓할 수도 없습니다. 뭐 모르면서 이 세계에 들어온 것도 아니고, 그저 가끔씩의 '다짐'이며 '약속'입니다. 조금씩이라도 변화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는, 배신하지 않겠다는 스스로의.

아직은 부끄러울 정도로 공부 안하고 있는 것도 사실이고, 더 노력하겠노라 그래도 부족해도 얘기할 수 있는 것들은 하기 위해 쓴 겁니다. 논문을 써야 하는 시점에 임박했을지언정 아직은 어느 것에 깊이 경도되거나 하고 싶지는 않네요.

그나저나 갑자기 이번 주말에 중국에서 엠에센을 통해 지정된 시간에 문장을 써서 제출하는 것으로 시험을 대체하겠다는 연락이 왔네요. 한 달 이후쯤 중국에 가 면접보는 걸로 생각하고 좀 맘을 놓고 있었는데.. 뭐 차라리 빨리 매맞는 것이 낫겠다 싶어 잘됐단 생각도 들고 어떻게 정리들을 해야 할까 걱정도 되고 합니다. 혹시 근래 국제관계 분야에서 중국 사람들이 관심가질 만한 이슈나 영역 생각나시는 것 있으면 한 두 가지 좀 알려주세요.
BlogIcon 콩서 | 2010/03/16 23:49 | PERMALINK | EDIT/DEL | REPLY
공부는 역시 어디서 하는게 중요한 게 아니라 어떻게 하느냐가 가장 중요한 것 같다. 그게 하버드든, 베이다든, 외대든. 뭐 교수질 해먹을려면 미국이나 중국으로 날라야 겠지만. 암튼, 가장 웃긴건 지들이 학위줘놓고 국내박사 안뽑는 국내대학의 현실이겠지. 그건 지들이 발행한 학위가 짝퉁이란걸 스스로 인정하는거니까.. :(

며칠전 끝난 양회에 원쟈빠오의 발언들을 인민일보에서 핵심만 쭉 정리해 놓았네. 국제관계는 역시 미중관계, 중국강경론(위협론), 중국외교정책, 위안화 절상문제, 기후변화문제 등에 대한 중국의 입장이 있으니까.. 요거 함 훓어보고 정리하면 될 듯해. 근데, 지도교수의 성향도 고려해야 하지 않을까. 혹.. 그가 여느 학자들과 같이 '민족주의적'이라면 아무래도 장단을 맞춰줘야 할 듯 하고. 준비 잘하고.. 화링!

http://2010lianghui.people.com.cn/GB/182480/184190/index.html

아.. 한국학생이니까.. 북핵문제에 관한 것도 물어볼 가능성이 있네. 북중관계 등..
BlogIcon zzacnoon | 2010/03/17 02:20 | PERMALINK | EDIT/DEL
이메일 답장 온 것 보면 연구계획서에 쓴 중국의 대외전략이나 중미관계 등에서 주제를 줄 것 같더라구요. 그래서 중미관계나 대외정책은 정리해서 번역하고 있습니다. 형이 코리아연구원에 쓰신 글도 참고했구요. 지도교수는 쓴 글을 좀 읽어보니 아주 편향된 것은 아닌 것 같지만 그래도 민족주의의 냄새가 나긴 나더군요. 북핵문제도 일정하게 감안하고 있습니다.

알려주신 인민망 잘 참고하고, 시험 열심히 보겠습니다. 다음 주 금요일쯤에 서울 올라갈 것 같은데 연락드릴게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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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0/03/09 01:15

퇴직과 출국과 급거 귀국 여파 등으로 푹 쉬다가 도서관 열람실로 출근하기 시작한 지 이제 조금 더 지나면 두 달이 다 되어 간다. 첫 한 달은 기상시간을 아침 7시로 맞추는 것과, 또 차붓하게 앉아 책을 들여다 보는 연습을 하는데 시간을 들였다. 그나마 다행인 것은 한 달이 지나면서 직장 생활 몇 년에도 바뀔 생각을 않던 늦은 기상시각이 상상할 수 없던 시간으로 맞춰지는 것이었다. 아침형 인간도 아닌 것이 이러면 안되는 것인데 말이지. 다음은 책 보는 것도 다시 많이 익숙해지는 상황이다. 물론 이런저런 이유로 속도가 좀 더디고 속된 말로 효율적이지 못한 것이 좀 답답할 때도 있지만 역시 '공부란 것도 몸으로 하는 것'인지라 지속적으로 참을성을 발휘하고 있는 중이다.

다만 떠벌이가 말로 스트레스를 풀 수 없는 환경에 처했다는 것이 좀 불우한 상황이다. 솔직히 공부보다는 생계중시의 대학원생활을 타파하고, 학문적인 떠벌이로 거듭나기 위해 치르는 댓가 치고는 좀 가혹하긴 하다. 기실 잇단 작년부터 불어닥친 두 세번의 시행착오와 보장되지 않은 미래에 대한 초조함이 더 나를 흔드는 것이긴 하지만은. 뭐 오늘 돌아오는 길에 생각해 보니 공부란 걸 하기로 한 이후부터 언제 그렇지 않았던 때도 없었으니 그냥 덮어두기로 했다.

공부 얘기로 잠시 돌아가서 본격적으로 다시 책을 집어 들면서 결정한 것이 이론서들의 경우 천천히 읽되, 독서노트에 중요한 사항들을 필사(筆寫)하기 시작했다는 것이다. 하루에 서 너장씩 옮겨 적으면서 좋은 것은 책을 한 번에 두 번에 가깝게 읽게 되는 효과를 누릴 수 있다는 점과, 또 필사를 하면서 한 번 더 여과하는 과정을 거칠 수 있다는 장점이 발생한다. 또 이런저런 의구심과 단상들이 떠오를 때는(아직은 아주 가끔이지만) 다른 색상의 펜으로 적어 두기도 한다. 이 노트는 한 두달에 한 번씩 다시 정리하면 생각을 정립하는 데 일정한 도움이 될 듯 싶다. 다만 부작용은 오래도록 컴퓨터의 노예로 거침없이 살아온 내가 손을 혹사시키고 있다는 것이다. 손도 많이 아프고 또한 그냥 봐도 오래 걸릴 이론서들이 필사하는 덕에 한 달에 읽을 수 있는 양도 많지 않다. 그런 것들을 예상해서 6~700페이지 정도의 이론서를 기준으로 한 달에 4~5권 정도만 읽어도 되겠단 생각은 했지만, 여전히 양에 집착하는 버릇을 뜯어 고치지 못한 탓인지 아쉬운 마음이 드는 건 어쩔 수 없다.
 
이번 주 전후로는 중국어 답변도 좀 준비해서 연습 좀 해볼까 한다. 한국어는 그리 떠들어 대면서 한어구어는 왜 그리 하기 싫은지 이것 역시 나를 심란하게 한다. 체계적이지 못한 공부가 좀 더 자리 잡으면 7개월 넘게 듣지 못했던 신곡도 좀 듣고, 애증의 대상이 되어 가고 있는 기타연습도 좀 할 수 있는 마음의 여유를 가져야 겠다. 기다리고 기다리던 시와(SIWA)의 1집이 드디어 나왔다는데, 제대로 갖춰진 사운드로 듣지 못하고 본인이 직접 올린 것으로 보이는 유튜브 동영상으로 지금은 만족해야 할 듯.

摘要: 감내할 것은 감내하고, 일정하게 낙관적이며, 또 그에 못지 않게 번민하며 살고 있다. 지극히 이기적인 형태로.

 

시와(SIWA) - 작은 씨(Little Things)    

 

BlogIcon 박양 | 2010/03/09 16:41 | PERMALINK | EDIT/DEL | REPLY
열람실 통신이군요. ^^
혼자 계획을 짜서 공부를 한다는 게 많은 의지를 필요로 하는 일일 것 같은데 화이팅 외쳐드립니다!
저도 승진시험 공부한다고 백만년만에 도서관에 가봤는데, 왜인지 자꾸 간식만 먹고 싶어지더라는.ㅠㅠ
BlogIcon zzacnoon | 2010/03/09 17:55 | PERMALINK | EDIT/DEL
뭐 보아하니 올봄엔 그것 때문에 머리 딱딱 아프시겠더군요. 뭐 승진은 꼭 해야 하는 것이니 봄은 봄대로 누리고, 좋은 결과 얻으시길 바랍니다. 오늘은 영 날씨가 꼬롬하군요. 점심 먹고 오늘은 확 접을까 하는 유혹에 좀 빠졌습니다. 이제 저녁 먹고 오면 또 그럴런지 모르죠. 유혹의 연속입니다. 이성의 유혹도 아닌 것이.
boramae2001 | 2010/03/12 01:49 | PERMALINK | EDIT/DEL | REPLY
안녕하세요^^ zzacnoon님이 추천해주신 영화 <청설>. 영화 정말 감동적이었습니다. 주인공들도 너무 귀엽고 예쁘구요.ㅎㅎ간만에 가슴설레여 새벽늦게까지 잠 못이루게 해준 영화였습니다. 저도 이러저러한 이유로 수화를 배우긴 했지만 극중 배우들이 쓰는거 보니 연습을 엄청 더 하든지 아니면 아예 못한다고 해야 할까봐요ㅎㅎ 상상도 못할 시간에 일어나서 도서관을 다니신다니.. 정말 고개가 절로 숙여지네요. 전 2월에 졸업후 아침 10시전에 활동해 본 적이 거의 없네요. 물론 아침 7시반에 일어나서 아침은 먹습니다만 다시 이불속을 파고들어 잠을 청하지요.. 부끄럽습니다. 제 자신을 다시 정돈하는 시간을 가져야겠어요. 맘 같아서는 고기잡이배를 타러 갈 정도로 제 자신을 밀어붙이고 싶지만 주변에선 정말 막장인 사람들이 하는 거라고 말리네요. 끝없이 표류하는 배. 바다 한 가운데서 등대를 찾아 이리저리 고개를 돌려보지만 갈 곳 모르는 청춘이네요. ㅎ
BlogIcon zzacnoon | 2010/03/13 21:03 | PERMALINK | EDIT/DEL
재미 있게 봤다니 다행이네요. 또 근래 감동있게 본 영화가 있는 데 독일 도리스 되리 감독의 '사랑후에 남겨진 것들'이란 영화를 한 번 보세요. 그녀의 '파니핑크'나 '내 남자친구의 유통기한' 등을 본 적 있으시다면 재미있게 보실 수 있을 겁니다.
제 게으른 생활을 직접 목도하지 못해 굉장히 부지런한 것처럼 느끼시나 본데 절대 오해하지 마세요. 전 엄청난 잠보에 게으름장이입니다. 오늘도 삼일만에 씻고 활동했다는... 저도 예전에 좀 어려울 때 고기잡이 배라도 타볼까 했더라는 마음이 있었죠. 지금도 올 5월부터 한 석달간이라도 간간히 생산공장 같은 곳엘 가서 작업을 해볼까란 생각도 합니다만 선뜻 용기가 나질 않네요. 같이 할 사람이 있으면 더욱 좋겠지만은..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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