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들어 혼자 지내는 시간이 부쩍 늘어 장르를 가리지 않고 꽤 많은 영화를 섭렵했는데 그 가운데 중화권 영화 두 편을 오늘 소개하고자 한다. 우선 첫 번째는 대만의 멜로드라마 '청설'(Hear me; 聽說)이다.
이 영화는 수화(手話)를 매개로 한 영화다. '말할 수 없는 비밀'이나 혹은 '스파이더 릴리' 등에서 대만 멜로드라마의 아기자기하며 세심한 터치를 느꼈던 사람들은 볼 만한 수작이다.
" 쩡펀펀(鄭芬芬) 감독, 펑위옌(彭于晏), 천의한(陳意涵, 진의함), 천옌시(진연희) 주연의 영화로 청펀펀은 여성감독으로 대만에서 인간관계에서의 거리감과 따뜻함을 연구하기 위해 일상과 감정을 환상적인 스타일로 만드는 감독이라 알려져 있다. 또한 대만에서 가장 시적인 여성 감독이라 한다." (출처: 네이버 영화소개)
이 영화에선 ost도 꽤나 좋았는데 그 가운데 대만밴드 피커스(痞克四; Picks)의 독심술(讀心術)이란 곡을 들어보자.
그리고 다음의 수작. 유덕화 주연의 '문도(門徒)'이다. 1990년대 중반 마약소탕사건의 실화를 소재로 한 영화이다. 유덕화의 연기력은 두 말할 필요도 없거니와 '무간도' 이후 신느와르 장르에 목말랐던 홍콩영화 팬들에게는 썩 괜찮은 시간을 제공해 줄 것이다. 두 영화의 스포일러는 모두 생략하고자 한다. 필요한(?) 지인들은 말씀해주셔요.
어젯밤, 모처럼 집 근처의 영화관으로 츄리닝 입고 편하게 나가 요즘 개봉중인 '하모니' 심야를 보고 왔다. 영화는 재미있는 편이었다. 예전에 유사한 내용을 가진 영화도 있었고 작위적이란 느낌도 좀 있었지만 엔딩씬에서 나도 모르게 눈물이 볼을 타고 흘러 내렸다. 이따금 우리는 영화나 드라마 등에서 소위 '싸구려 눈물'을 만들어 낸다고 비판조의 이야기를 하는 때가 있다. 그런데 가만 생각해 보면 눈물이 흐르는 것에 수준이 있을 수 있단 말인가. 저마다의 사연의 곡절을 내밀하게 관찰하지 못한 채 표피적인 이야기들로 덮어버리는 것은 아닐런지. 문화든 지식이든 모든 층위의 이야기들이 대체로 그렇다. 타인들의 사연을 들을 수도 없고, 듣지도 않으니 마음이 움직일 리도 없고 움직일 수 조차 없다.
남들의 사연을 알고자 하기엔 너무나 숨가쁜 세상에 살고 있다.
늦봄 - 오늘 하루 어땠나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