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면서 많은 인연을 맺어왔고 단절되기도 하였으며 많은 인연들이 잊혀지곤 했다, 한편 그중 적지않은 인연들은 '관계'라는 이름의 한 그루 나무로 무럭무럭 자라나기도 하였다. 그러나 그 무성해짐은 결코 순조롭지 않았다. 때로는 밑동을 잘라내는 아픔을 견뎌야 하고, 혹독한 추위도 견뎌내면서 간혹 나타나는 미세한 훈풍에 우리는 관계의 지속이 얼마나 아름다운 일인지, 그리고 인연이란 것이 얼마나 소중한 것인지 입에 침이 마르도록 예찬하고는 한다.
때로는 인연이라고 지칭하기도 어려울만큼의 스침이 있다. 그러나 그 스침이 반복되는 순간을 역시 인연이라 한다면 어제 우연히 다시 만난 꼬마아가씨도 이러한 범주에 넣을 수 있지 않을까 싶다. 인연이라 주관적으로 명명할 수 있는 순간이 와도 우리가 그것을 오롯이 대할 수 없는 까닭은 언제나 '상처'라는 방해물 때문은 아닐까. 상처란 것이 거의 존재하지 않았던 우리의 유년시절로 돌아간다면 답은 너무도 쉽게 나온다.
가끔 나 자신은 얼마나 상처받고 싶어하지 않는가에 대한 자문을 해본다. 통상적이라 한다면 '인연'을 되도록이면 만들지 않는 것에서 자기보호를 진행하는 것이 일반적이다. 그런데 나의 경우 약간 독특한 것이 사소하고 가벼운 인연의 끈에서부터 놓고 싶어하지 않으려 하는 속성이 있다. 이 속성을 어떻게 정의내려야 할 지는 다소 난감하다. 그렇지만 역시 근원적으로는 상처받지 않기 위함임은 틀림없는 듯 싶다. 다시 돌이켜 생각해 본다. 사소함을 소중히 여기는 나의 모습이 어쩌면 상처받은 누군가에게 그 상처를 더 후벼파는 일련의 행위가 될 지도 모른다고. 그렇다면 '상처는 공유할 수 없다.'라는 나의 평소 지론과도 상반되는 결론이 나온다.
내 감정이 소중하다는 이유만으로 타인의 상처를 잘 볼 수 있는 상황에서도 침묵하는 것은, 결과적으로 인연과 관계란 것에 대한 모독이나 다를 바 없다. 나는 이것을 '인연과 관계의 모독죄'라고 부르고 싶다. 또 다시 반추해보면 나의 이런 면은 애정이라는 명목으로 누군가와 나 자신이라는 양자 모두를 참으로 용이하게도 범해온 사실도 깨닫게 된다.
당분간 인연과 관계라는 단어를 스스로 사용할 수 없도록 하는 '접근금지'에 처하는 것이 마땅하지 않을까 싶다. 따라서 피고 'zzacnoon'은 상기 입증에 따라 '인연,관계 모독죄'에 해당한다고 판단되는 바, 용어 접근금지 2,400시간에 처한다.
※ 재범의 소지가 매우 우려되는 바, 추후 더욱 중벌에 처할 수도 있음을 밝혀둔다.
무료한 생활에 조금은 도움이 되었으면 하는 마음에 '자전거님을 急 영입'하기로 하였다. 사실 생각은 줄곧 있었지만은 어젯밤 인터넷에서 삘이 꽂힌 이후에 지름신이 강림하여 산다는 것이 강력한 이유이다.
상품명은 허피코리아의 '비토'이다. 뭐 이탈리아어로 '생명'이란 뜻을 가졌다는데, 화이트, 그린, 블랙, 레드 중에 레드가 가장 뛰어난 색감을 가진 듯 해서 구매하기로 하였다. 레드는 거의 모든 곳이 품절된 상태라 초절정 검색 신공을 발휘하여 강북의 한 자전거영업점 홈페이지에서 간신히 구매하였다. 덕분에 인터넷최저가인 238,000원에 사지는 못하고 265,000원에 좀 억울하게 구매하게 됐지만 완전조립해서 보내주는 데다가, 사은품도 있으니 이쯤에서 만족하기로 한다.
생각대로 봄, 가을에 나의 충실한 나들이용이 될 지, 아니면 얼마 가지 못해 급매하는 일이 발생할지 모르겠지만은 여튼 우리집에서 노트북 다음으로 가장 고가품이 (경*탄생*축) 하였다. 아무래도 밖에 내놓지도 못하는 사태가 발생하는 건 아닌지... 눈으로 직접 보지 못하고 사는 것이 좀 아쉽다. 그렇지만 직관을 믿는다. 이름도 지어줘야 할텐데...
참..이 자전거는 최근에 개봉했었던 한효주 주연의 '달려라 자전거'에서 화이트 색상으로 이미 출연한(?) 바 있다. 한효주가 부른 OST도 올리니 즐감하시라.
한동안 찾아오지 않는 듯 해서 좋았는데 내 얄팍한 청춘이 또 다시 요동친다.
삼십대에 '청춘'이란 단어가 적합하지 않다고 한다면 '실존'이란 거창한 단어를 써도 좋다.
이렇듯 지칭하기 어려운 요 녀석이 사소함에서 나의 門을 쾅쾅 두드리면
내 마음은 소연(騷然)한 가운데 갈 곳을 모른다.
아니 어쩌면 길을 알고 있지만 걷지 않으려는 것인지도 모르지.
이천팔년의 구월에서, 나는 돈키호테와 같은 키호티즘(Quixotism)은 바라지도 않는다.
다만 불굴의 용기와 고귀한 정신은 꺾일지언정 내 청춘만큼은 흔들리고 싶지 않았다.
내 오늘은 처절히도 멍들고 은결들어 간다.
그럼에도 다시 '꼿꼿이 걸어가야지'라고만 되뇌인다.
관찰된 것을 설명도 하지 못한 채로 하늘에 박혀있는 달을 보다.
이지형의 새앨범이 지난 주 나왔다. 이지형은 토이의 객원으로 참여한 바 있는 가수이고, 2006년 Radio Days로 솔로 데뷔한 바 있다. 2년이 훨씬 넘어서 새로 나온 앨범인데 차근차근히 들어보니 전반적으로 일관된 흐름은 있다는 느낌이다. 개인적으로는 타이틀곡 'I Need Your Love'로부터 '산책', 'Girls Girls Girls'로 이어지는 3,4,5번 트랙의 곡들이 듣기 가장 좋은 듯 싶다. 그 밖의 '겨울, 밤'이란 곡과 '한때 우리는 작고 보드라운 꽃잎이었네'도 들을만하고....여하튼 앨범 제목대로 자신의 음악적 스펙트럼을 넓히고자 하는 열망은 확실히 담고 있는 듯 싶다. 오늘은 3,4,5번 트랙의 곡들을 올린다. 그러니까 이 포스트에는 3곡의 곡이 올라가는 것이고, 한 바퀴 돌면 무한반복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