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8/10/16 04:28
복학을 하면서부터 기말 페이퍼에 대한 생각을 해왔다. 그리고 텀페이퍼를 발전시켜 첫 번째 학술연구 논문을 집필하겠다는 계획도 세웠다. 이에 따라 몇 가지 아이디어들을 생각해 내 머릿 속으로 구체화시켜 보는 작업을 해봤는데 모두 중간에서 막히는 느낌이 들고 선명하지도 못해 폐기처분하는 과정에서 내일부터 이틀간 있을 졸업전공시험을 준비하는 과정에서 자료를 읽다가 문득 탁~하고 떠오르는 주제를 제목에 적어봤다. 초급단계의 단상이라 이론적으로 적용가능할 지는 좀 더 연구해봐야 할 일이지만 중국의 부상에 따라 제기되었고, 명맥을 유지하고 있는 중국위협론의 대표적인 시각인 세력전이론의 논리를 반박하면서 약간은 참신한 주제가 될 것 같다는 생각이 든다.
주제의 요지는 다음과 같다. 중국의 부상에 따른 중국위협론, 중국기회론, 중국무용론 등 국제질서로의 중국의 도전 여부에 대한 현실주의적 탐색이 지금까지 서구의 국제정치학계의 주류적 관점이었다. 한편, 한국 역시 거의 무비판적 수용으로 중국의 부상을 바라보고 있다는 전제하에서 문제의식이 출발한다.
나는 이러한 중국정치 영역에 있어서의 학문적 경향들은 중국의 부상에 대한 성패 여부를 관측함으로써 자국의 대외전략에 반영시키려는 현실적 이유에서 기인하고, 이분법적 사고의 경도 역시 노정되고 있다고 본다. 그러나 중국의 현실적, 잠재적 패권 도전에 대한 성패 여부 관측에 있어 정치학 혹은 국제정치학의 어떤 주류 이론, 즉 세력전이론을 적용하는 것보다는 개혁개방 이후 줄기차게 중국정부가 견지해 온 '중국경제의 지속적인 발전'이란 핵심 상수를 연구자들이 너무나 쉽게 간과하고 있음을 반박하고 정치사회적인 영역의 여러 사례들을 끌어 모아 중국의 부상은 결국 국제질서에 있어서의 외재적 요인보다는 중국 자체의 지속적인 경제발전이라는 내재적 요인이 중국의 대외전략 구상에 있어 가장 큰 변수가 될 것이라는 것이다.
물론 중국경제의 지속적 발전여부의 중요성은 중국연구자들이 대체로 동의하는 한편, 연구과정에서 단편적인 형태로 끊임없이 제기하고 있는 사실이지만 막상 중국의 평화적 부상, 즉 화평굴기나 화평발전 등 중국의 대외전략과 이를 바라보는 국제적 시각의 차원에서는 전혀 핵심적 요소로 간주되고 있지 않다는 맥락의 문제제기인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러한 생각은 나만 하는 것이 아니라 현대중국을 연구하는 모든 사람이라면 그냥 지나치지 않았을 것이다. 이 관점이 얼마나 독창적인 아이디어일지 부족한 공부로 인해 확신할 수는 없지만 그 틈바구니를 찾으려다 보니 떠오른 것이 '경제발전 결정론'이다. 중국을 둘러싼 새로운 국제질서의 형성과정에 있어 '경제발전 결정론'은 어떤 함의를 가질 수 있을 것인가. 이를 위해서는 좀 더 체계적인 자료수집과 사유가 요구될 것으로 보인다.
박사과정 면접 당시 오선생님으로부터 이제는 석사 때와는 달리 자신의 학문에 책임을 질 줄 알아야 한다는 말을 들은지도 어언 3년 5개월이 훌쩍 넘어가고 있다. 저 찌질한 나만의 '경제발전 결정론'이란 용어에 스스로 책임을 질 수 있을까 모르겠다. 또 중도에 폐기처분되어 버릴지도 모르겠지만 기록하지 않는 나쁜 버릇을 지닌 나의 단점을 보완하기 위해 남겨둔다.
같이 공부하시는 분들은(여기 오는 사람이 세 명도 안 될 것이 빤하지만) 방문하시면 이 아이디어에 대한 비판적 코멘트 부탁드려요.


